밤 11시 쯤. 창밖으론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창문너머로 조용히 들리는 빗소리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일기장을 열었다.
나는 비를 좋아한다.
건물과 자동차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흙과 잔디에 떨어지는 빗소리, 배관을 따라 흘러내려가는 빗물소리.
그 소리들을 가만히 듣고있자면 편안하고 차분해지기 때문이다.
소리뿐만 아니라 냄새도 나를 설레게한다.
비에 젖은 흙에서 나는 은은하면서도 시원한 향이 기분을 좋게한다.
초등학교 때, 비가 맞고싶어 엄마 몰래 우산도 없이 아파트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물론 엄마한테 감기걸린다고 혼났지만 너무 좋은걸 어떡해.
머리, 어깨, 손등
그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촉감이 좋았던 것 같다.
피부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느라 옷이 젖는지도 몰랐다.
비에 젖은 생쥐마냥 홀딱 젖을 때면 조금씩 추워진다.
어느 순간부터 피부에 닿는 빗방울이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얼른 집으로 들어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비를 맞으며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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